어렸을 때부터 저는 안정에 집착했습니다. 유년시절부터 내 삶은 누군가에게 위탁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 자신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결심했고 그러기 위해선 항상 남들보다 빨리 기반을 갖춰서 안정된 삶을 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쉬는 것도 죄책감이 들 정도로 그렇게 바쁜 20대를 보냈습니다. 살아오면서 항상 안정이 많이 흔들렸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도 친밀감을 유지하기가 어려웠고 특히 가족들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언젠가 불안정한 모든 것이 해결되면 그때서야 관계를 회복하리라 혼자 다짐하고 자꾸 미뤄두고 제 삶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살았습니다. 그러다 마음과 건강이 많이 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학창시절부터 (유년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까지) 매주 성가대와 주일학교 교사를 했었고 그렇게 저의 성장과정에 신앙생활은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저에게 먼 존재였습니다. 항상 생활함에 있어서 기독교인으로 인정하고 살아가는 동안 차별화되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살아왔지만 방향성을 놓치고 그저 열심히만 하다 지쳐서 점점 예배와 멀어졌고 부담과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 싫어서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습니다. 복음나눔을 하면서 지나온 내 삶이 힘들고 어려웠던 이유를 성경에선 내가 죄인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죄의 개념을 내가 하나님없이 살아가려고 발버둥쳤기 때문이었다고, 내가 하나님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역할을 하려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앞서 고백했듯이 저는 먼 존재로 느껴졌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노력하기보다는 계속 멀리가면서 내 곁에 하나님 안계시다고 느끼면서 저를 더 높이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존재하심을 믿고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온전히 믿고 의지하기 보다는 내 능력으로 해결하고자하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복음나눔을 통해 저의 과거를 다시 돌아보고 저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에 제 삶의 믿음의 대상은 항상 저 자신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 안에 자리 잡힌 결핍들이 부지런한 삶의 원동력이 되어서 힘을 빼고 살아가는 것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제가 아닌 다른 대상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힘든 일이었기에 스스로를 우상숭배 하듯이 살면서 삶의 모든 부분이 완벽하길 바랐고 모든 것을 책임지려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예민해졌고, 나약함을 인정하기 싫어서 몸이 아플 때도 자존심이 상했고, 관계에도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살아왔습니다. 공급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복을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신데, 그 동안 스스로 공급하려하고 복을 주려고 하다 보니 항상 지치고 삶이 버겁게 느껴졌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도 제 삶은 계속 안정적이지 못하게 흘러가고 그럴 때면 예전의 죄의 습관들이 아직도 계속해서 나오면서 스스로 통제하려고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 삶의 아주 사소한 사건들도 모두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저를 쓰임받을 수 있도록 단련시키시고 이끌고 계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온전히 의지하기 힘든 순간에도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주님 안에서 복을 누리는 삶을 살아가도록 주님과 더욱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