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부때부터 기독교를 믿어온 가족의 일원으로, 어릴적부터 모태신앙으로 성장하며 지내오던 저는 신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이 많았습니다. 엄격하기만 했던 가족의 분위기 속에서 만났던 하나님의 모습은 왠지 저에게 두렵고, 무섭고, 다그치기만 하실 거 같은 이미지로 연상이 되었습니다.
적어도 중·고등학교 때까지는, 어릴적부터 교회에서 만나 같이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많았었고, 그렇게 친구들과 학교 선후배들을 교회 안에서 만나다보니 제법 꾸준히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졸업을 하며 친구들과 자연스레 뿔뿔히 흩어지며, 대학을 다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자연스레 교회를, 신앙을 많이 등한시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뭔가 신앙의 확고한 의지, 결심 등 기준점이 불분명했었기에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저의 가장 큰 갈망을 위해 혼자 많이 발버둥치며 살아가고자 했었습니다. 바로 ‘권력’의 의지였지요. 남을 조종하려는 적극적인 면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 것과 내 주변의 소중한 존재들을 지키고자 하는 강력한 ‘힘’을 갖추길 원했던 것이었습니다.
복음나눔을 하는 과정 속에, 제가 하나님의 자리에서, 하나님처럼 행동하려고 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죄라는 것을 알고, 속으로 무척 뜨끔했습니다. 실제로 내가 그런 마음으로 지금까지 쭉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힘’을 원했기에, 내 뜻대로 펼쳐지고자 하는 그 욕구로 인해, 그것이 죄를 짓는 것이라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했었습니다. 그전에 기도를 할때도, ‘내가 이런 일을 할테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같은 내 목적이 주요 핵심이 되는 기도를 많이 했었습니다.
애초에,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가 단절이 된 상황인데, 그것이 제대로 작동할 리가 없었지요. 이미 깨어진 관계에서 저는 무의미한 행동으로 살아가는 악순환만 반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의 근본적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제겐 9살 때 일어난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란 존재와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평생의 아픔이 그 시작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가정이 해체되며, 저와 제 가족을 평생 먹여살리기 위해 저와 여동생을 할아버지·할머니께 맡기고, 자수성가로 집안을 다시 크게 일으킨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 안쓰러움, 그리고 여러 고난속에서도 가장으로써 시련을 버텨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른이 되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마음 속 깊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나님을 찾는 것은, 내가 그런 사람이 된 이후에 여유로운 상태에서, 교회에 봉사하며 지내면 될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신앙에 대해 소홀히 하며 지내왔습니다.
어릴 적의 헤어짐은... 지금도 때때로 저를 그리움, 외로움 속으로 많이 밀어넣고는 합니다. 그것이 나약한 나의 모습이기에...
나약한 모습들을 이겨내고, 우뚝 서있으려고 몸부림치며, 하나님처럼 되었으면 하는 그 바램이 지금까지 저를 힘들게 했었습니다. 복음나눔을 통해 제가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을 가졌었는지 비로소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은, 그동안의 아픔, 고통, 시련을 통해, 저를 이제부터 귀히 쓰시기 위해 지금껏 저를 단련하신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것으로 살아왔던 저 자신에게, 복음나눔을 통해 하나님을 누려도 된다라는 의미를 깨닫게 되어,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그 기쁨을 이제서야 알게되어 마음의 큰 위안을 얻었습니다. 세상은 ‘나’ 중심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로 이루어져 가는 것인데, 그것을 망각하고 살았었습니다.
아침에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과정을 최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건너뛰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계속 꾸준히 해나가는 과정을 거쳐 습관화시키고 싶습니다. 성경을 보고, 묵상하며 하루를 시작하면, 오늘 내가 시작하는 하루하루가 새삼 다르게 느껴집니다. 오늘은 어떤 일들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가 이루어질까?라는 기대감으로, 그러한 것에서 비롯된 믿음으로 그렇게 살아가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앞으로 저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그분의 곁으로 가는 그날까지, 말씀을 읽고/묵상하고/예배하고/기도하며, 이런 것들을 믿는 이들과 함께 나누며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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